제 목 토익점수 높은데...회사서 영어 못하는 한국 졸업생(조선일보)
등록일 2016-06-15 조회수 1417

조선일보

"토익 점수 높은데… 회사서 영어 못하는 한국 졸업생"

[2016 아시아 대학평가]

한국 상위 10개 대학들, 졸업생 평판도 평균 29.8위

아시아 대학 국제화 부문선 말레이시아 대학보다 낮아

 

국내 대기업에서 7년째 근무 중인 미국인 E씨는 최근 신입 사원을 부서로 데려와 일을 시켰다가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토익 점수 990점에 미국 대학에서 어학 연수를 한 경력도 있어 신입 사원으로 뽑았는데 정작 영어 발표 자료 준비를 시켰더니 "영어를 못 한다"고 한 것이다. 신입 사원은 "대학 다닐 때 토익 시험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스피킹은 거의 공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홍콩과 태국 등에서도 근무했던 E씨는 "서류만 보고 한국 대졸 사원들의 영어 실력을 믿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한국 대학 '졸업생 평판도' 답보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한국 대학 졸업생의 기업 평판도(Employer Reputation)는 몇 년째 답보 상태다. 졸업생 평판도는 각 대학 졸업생들에 대한 국내외 기업들의 평판을 수치화한 것이다. 예컨대 올해는 전 세계 기업 인사 담당자 4만4226명에게 '귀 회사에 근무하는 유능한 직원의 출신 대학을 꼽아달라'고 이메일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올해 한국 상위 대학 10곳의 졸업생 평판도 평균 순위는 29.8위다. 작년의 31.2위에서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25.5위의 일본과는 여전히 차이가 난다. 오히려 평균 31.4위인 중국 대학들이 바짝 뒤쫓고 있다. 중국 상위 10대 대학의 평균 졸업생 평판도는 2010년 81.4위로 한국과 20계단 이상 차이가 났지만 올해는 불과 0.6위 차이로 좁혀진 것이다.

 

 

 

올해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는 '졸업생 평판도'의 비중을 높였지만, 국내외 기업들의 한국 대학 졸업생들에 대한 평판을 제자리였다. 사진은 해외 기업 채용 설명회에서 한국 학생들이 상담하고 있는 모습. /이태경 기자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한국 대학 졸업생들을 고용해 일해본 많은 외국인은 "한국 대졸 사원의 단점 중 하나는 영어 실력이 생각보다 뛰어나지 않다는 것"이라고 답한다. 미국인 E씨는 "영어 시험 성적이 높아서 채용해 보면 정작 필요한 영문 보고서 작성이나 영어 발표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문법과 어휘력만 뛰어나고 실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는 홍콩 출신 J씨도 "한국 대졸자들이 홍콩·싱가포르 대학 출신과 비교해 실력 면에선 큰 차이가 없지만 유독 영어 능력에서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주한 캐나다 상공회의소장을 지낸 시몽 뷔로씨는 "한국 학생들이 대학에서 실용 영어보다는 학점 따기나 취업 대비 토익 점수 올리기 등 '시험 영어'만 공부하다 보니 실력을 키우기 어렵다"며 "한국 대졸자들이 말하는 '해외 경험'도 주로 미국에서 1년간 어학 연수 정도의 피상적 경험에 불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말로만 '글로벌 인재'… 말레이시아 대학에도 밀리는 국제화

 

 

 

올해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졸업생 평판도' 비중은 20%로 지난해(10%)보다 배가 늘었다. 아시아 대학 평가 전체 지표 10가지 중 '졸업생 평판도'가 '학계 평가'(Academic Reputation·30%)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졸업생 평판도의 비중을 높인 이유에 대해 QS 측은 "국경이 없어지고 국가 간 직업 이동이 많아지는 미래엔 이 지표가 대학 선택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졸업생 평판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대학 국제화다. 하지만 올해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한국 대학들의 국제화 지수는 기대보다 높지 않았다. 국제화 지수는 외국인 교원 비율, 외국인 학생 비율, 재학 중인 교환학생 수, 해외로 나간 교환학생 수 등 네 가지 지표로 산출했다. 우리나라에서 국제화 순위가 가장 높은 학교는 한국외대로 아시아 전체에서 13위였다. 이어 한양대(18위), 고려대(25위), 연세대(32위) 등이 뒤를 이었다. 카이스트(46위)와 서울대(60위)는 뒤로 처졌다. 지난 몇 년 동안 대학들이 '글로벌 대학'을 외쳤지만 실상 알맹이가 부족했던 것이다.

 

 

 

아시아 대학 중 국제화에 앞선 아시아 대학은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학이 다수 포함됐다. 최근에는 중국 대학들도 국제화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대학들이 정부 사업을 따내기 위해 억지로 교환학생을 유치하는 식의 '서류상 국제화'가 아니라 실제로 졸업생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국제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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